경제학

동남아로 은퇴여행 비용 월100만원?

donnenaa 2025. 4. 24. 02:34

동남아에서 한 달 100만원 생활, 정말 가능할까?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은퇴자나 디지털 노마드, 장기 여행자들 사이에서 "한 달 100만원으로 살 수 있다"는 이야기는 꽤나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과연 이것이 현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서가 붙습니다.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30만원으로도 살 수 있는가?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100만원이 아니라 50만원으로도 생활이 가능합니다. 단,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생존 수준을 말합니다. 외곽의 시골 마을에서 월세가 저렴한 방 한 칸을 구하고, 현지 식당이나 시장에서 저렴한 식재료로 끼니를 해결하며, 특별한 소비 없이 생활한다면 이론상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시골 지역에서는 월세 5만원 짜리도 찾을수 있습니다. 교통은 도보나 오토바이 대여로 간소화하고, 에어컨 없이 선풍기로 버티며 전기세를 줄인다면 월 30만원 생활도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런 생활 방식에 익숙하지 않고, 쾌적함과 편리함을 포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보통 혼자 동남아에 체류하는 경우 월 200만원, 둘이 함께 거주하는 경우에는 월 300만원 정도가 평균적인 지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지출이 많아지는가?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는 물가가 싸니까 돈이 별로 안 들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살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고 들면 오히려 더 많은 돈이 나갈 수 있습니다.

쾌적하고 안전하며 에어컨이 갖춰진 방을 원한다면, 대도시 기준으로 월세가 70만원~150만원에 이르기도 합니다. 집에 벌레가 나오거나 온수가 안 나오는 집에 살고 싶지 않다면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합니다.

식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길거리 노점이나 현지 로컬 식당에서 한 끼를 2,500원 내외로 해결할 수 있지만, 에어컨이 있는 깔끔한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한 끼 1만원은 쉽게 넘습니다. 게다가 가끔 맥주나 소주 한 잔이 생각날 때, 소주는 한국보다 2~3배 더 비싸게 팔립니다.

교통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자가용이나 저렴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동남아에서는 대부분 택시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택시비가 절반이라 해도, 한국 지하철이나 버스보다는 비쌉니다. 대중교통이 낯설고 복잡하기 때문에 관광객이나 단기 체류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꽤 큽니다.


결국 중요한 건 "생활 수준의 조정"

핵심은, 본인의 생활 수준을 얼마나 조정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에서 월 200만원 쓰던 사람은 동남아에서도 비슷하게 지출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500만원을 쓰던 사람은 동남아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쓸 확률이 높습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생활 수준을 낮추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 제한적인 위생 상태, 언어 장벽 등은 돈과는 별개의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따라서 "동남아는 물가가 싸니까 저렴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생활할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에게 쾌적함이 중요하다면, 그에 맞는 예산을 준비해야 하고, 정말 돈을 아끼고 싶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동남아에서의 삶, 어떤 기대를 가져야 할까?

동남아에서의 삶이 무조건 저렴하고 편리하지만은 않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지역입니다. 따뜻한 기후, 여유로운 삶의 리듬, 사람들의 친절함, 이국적인 문화등 기분전환을 시켜줍니다.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보다는, 새로운 경험과 기분 전환,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떠난다면, 동남아는 분명히 그 기대에 부응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건 "무엇을 기대하고 가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단순히 저렴한 물가만 보고 떠난다면 실망할 수 있고, 목적이 명확하다면 만족스러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동남아로의 한 달 살기나 장기 여행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어떤 삶을 원하고, 어떤 수준의 불편함까지 감수할 수 있는가? 그 대답이 동남아에서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