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떠나고 싶지만 사실은 축복받은 나라 대한민국

donnenaa 2025. 4. 27. 04:11

 

아이러니한 나라, 대한민국

왜 우리는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세계는 열광할까?

전 세계를 떠돌며 한 가지 역설적인 진실을 깨달았다.
"한국만큼 편리하고 안전하며,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나라는 없더라."

처음엔 미국, 호주, 서유럽의 광활한 자연과 여유로운 도시 풍경에 감탄했다.
와, 여기가 바로 영화 속 세상인가! 싶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은 냉혹했다.
살인적인 물가.
샐러드 하나에 2만 원, 커피 한 잔에 8천 원.
물가는 높고, 지갑은 가벼웠다. 자연도 좋고, 도시도 아름답지만, 결국 '구경만' 하고 돌아서야 했다.

동남아시아는 또 어떤가?
물가는 저렴하지만, 한 번 숨을 들이마시면 느껴진다.
찌는 듯한 열기, 뿌연 공기, 터질 듯한 교통체증.
편리함이나 위생을 기대했다가는 금세 좌절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다.
"그래도 한국은 참 살기 좋은 곳이었구나."


다시 보는 한국의 놀라운 편리함

  • 밤늦게 혼자 거리를 걸어도 무섭지 않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
  • 클릭 한 번이면 다음 날 아침 도착하는 초고속 택배
  • 병원비 걱정 없이 진료받을 수 있는 저렴하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
  • 언제 어디서든 24시간 열려 있는 편의점과 배달앱 천국
  •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최고 수준의 음식 문화

게다가, 물가 대비 높은 임금
연봉 1억 원 이하라면 상대적으로 꽤나 관대한 세금 체계까지.

"이 정도면 진짜 축복받은 나라 아닌가?"
객관적인 지표만 보면 그렇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좋은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할까?
왜 OECD 국가 중 삶의 만족도는 바닥을 기고,
왜 인구 대비 해외 이주 희망률은 항상 최상위일까?


우리가 느끼는 한국의 '불편한 진실'

1. 쉼표 없는 질주, 놀 줄 모르는 민족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민족 중 하나다.
밤 10시까지 야근하는 건 기본, 주말에도 단톡방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노는 법'을 잘 모른다.

  • 휴가는 짧고,
  • 심지어 놀러 가도 일정표는 빡빡하고,
  • 술을 마셔도 열심히 게임을 해도 열심히 노는것조차 일하듯 한다.

"쉬는 것도 성과를 내려 한다."

2. 끝없는 경쟁, 그리고 숨 막히는 '오지랖'

한국 사회는 태어나자마자 **'스펙 전쟁'**에 뛰어든다.

  •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는 학원 스케줄
  • 청춘을 삼켜버리는 입시 경쟁
  • 의무적 군 복무
  • 살벌한 직장 내 경쟁
  • 결혼마저 '조건'을 따져야 하는 시장

여기에 **'오지랖 문화'**까지 더해진다.
옆집 아이 성적, 친구의 연봉, 친척의 결혼 여부까지...
"너는 왜 아직 취직 안 했니?"
"결혼은 언제 할 거야?"

타인의 시선이 우리의 일상 구석구석을 파고든다.
진짜 원하는 삶보다는, 남들이 보기 좋은 삶을 위해 애써야 한다.

혼밥, 혼영이 어색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3.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한국은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나 그 대가로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안게 됐다.

  • "우리 반"
  • "우리 회사"
  • "우리 가족"

'우리'는 소중하지만, 때로는 개인의 숨통을 죄는 굴레가 된다.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달려간다.

일본을 보면, 비슷한 사회적 압박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들은 조금 더 자기만의 속도를 유지하는 듯 보인다.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한국은 분명 '살기 좋은' 나라다. 하지만 '행복하게 살기 좋은' 나라인가?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과 안전함은 분명 값진 자산이다.
하지만 행복은 단순히 인프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진정으로 행복한가?"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끊임없는 경쟁, 타인의 시선,
남과 비교하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나'를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떠나고 싶다.

낯선 나라의 느긋한 분위기,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사는 삶,
소박하지만 자유로운 일상.

"어디든 좋으니, 나답게 살고 싶다."
이 갈망이 우리를 해외로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다시 깨닫는다.

"결국 문제는 장소가 아니라, 내 삶의 방식이다."

어디에 있든, 진정한 행복은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데서 온다.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요약하자면:
한국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살기 좋은 나라다.
하지만 '행복하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남'이 아닌 '나'를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오늘도 우리는
편리하고 치열한 이 땅에서
조금 더 '나다운 삶'을 꿈꾸며,
방황하고, 고민하고, 성장하고 있다.